동화로 읽는 사회공헌 - 기업의 노동 관행(Feat. 동물농장)

by 부산광역시사회공헌정보센터 posted Jul 29, 201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동물농장 속 '스탈린' 역할로 풍자되었던 '나폴레옹'

"그해 내내 동물들은 노예처럼 일했다. 봄과 여름 두 철에 걸쳐 동물들은 일주일에 60시간을 일했다. 시월이 되자 나폴레옹은 일요일 오후에도 일을 하게 될 것이라 발표했다. 일요일 오후의 노동은 전적으로 자원에 맡기기로 하되 누구든 빠지는 자에게는 식량 분배가 절반으로 감소된다는 것이다." 조지오웰 - 동물농장

 정치권력을 부패시키는 근본적 위험과 모순에 대해 기념비적 풍자소설인 ‘동물농장’이라는 우화의 일부분입니다. 조지오웰이 스탈린으로 풍자한 돼지 ‘나폴레옹’은 일요일 오후에도 일 하게 될 것이라 발표한 뒤, 자발적 노동을 이야기하지만 빠지는 자에게는 불이익을 주겠다고 말합니다. 조지오웰은 1984년보다 훨씬 뒤의 국경 너머에서 벌어질 사회적 이슈인 ‘열정페이’를 이미 우화 속에 그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열정페이’란 월급은 적게 주면서 온갖 업무를 많이 시키는 행위를 비꼬는 말입니다. 최근 한 예능프로그램에서는 하루 22시간을 일하고도 일당으로 7만원을 받은 청년의 사연이 소개되어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법적으로 정한 최저 임금에 턱없이 못 미치는 임금을 지불받고 있지만 취업 관문에 서 있는 인턴이나, 취업을 위해 경력을 쌓아야만 하는 사람들, 또는 그 적은 금액의 돈이라도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이와 같은 부당함은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 문제를 적나라하게 표현해 주는 용어이기도 합니다.

ISO 26000 -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 표준

 

 그렇다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할까요?’ 이에 국제표준화기구(ISO)가 2010년 11월 1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 Corporate Social Reponsibility)에 대해 국제 표준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에서 기업이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을 다음과 같이 7대 의제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 지배구조, 인권, 노동관행, 환경, 공정거래, 소비자 이슈, 공동체 참여 및 개발 등

 

 이는 기업 뿐 아니라 산업계, 정부, 소비자, 노동계, 비정부기구(NGO) 등의 모든 조직이 이에 해당하며, ISO 26000에는 이에 대한 실행지침과 권고사항 등을 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은 노동관행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너 어디가면 이런 대우 못 받아”

“일을 배우는 부분이 더 많기에 아무래도 많은 급여를 줄 수 없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지 않느냐는 핑계로 제대로 된 보수를 지급하지도 않고, 심지어는 그 보수조차 온갖 이유로 주지 않기도 합니다. 또한 인턴으로 적절한 급여를 지급한다는 기준도, 업무를 한다는 기준도 다 다릅니다. 월급 30만원부터 100만 원 이상까지 지급되기도 하지만, 대학생의 월 평균 생활비(서울 자취 대학생 기준)가 93만 2,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생활비로도 턱 없이 모자란 금액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중견기업 또는 대기업은 최저임금을 훨씬 넘어서는 모습을 보이지만, 우리사회에서 수습생(견습생)과 근로자의 간극은 줄어들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이처럼 청년들에게 ‘경험’이라는 명목으로 노동을 착취하는 행위는 우리사회에 오랜 시간 관행처럼 이어진 폐단입니다.


“동무들, 여러분은 설마 우리 돼지들이 저들끼리만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또는 특권을 행사하기 위해서 그러는 것이라 생각하진 않겠지요? 사실은 우유, 사과를 싫어하는 돼지들도 많아요. 나도 싫어합니다. 그런데도 돼지들이 우유와 사과를 가져가는 것은 건강 유지를 위해서입니다. 우유와 사과에는 돼지 건강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질들이 포함되어 있어요. 동무들, 이건 과학적으로 밝혀진 일입니다. 우리 돼지들은 머리 쓰는 노동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이 농장의 경영과 조직은 전적으로 우리 돼지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밤낮으로 여러분의 복지를 보살펴야 합니다. 그러므로 돼지들이 우유를 마시고 사과를 먹어야 하는 것은 바로 <여러분의> 이익을 위해서입니다.”                                                                                                            조지오웰 - 동물농장

OECD 노인빈곤율

 

 ‘열정페이’는 청년계층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성장 장수시대에 걸맞게, ‘베이비부머 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의 자녀를 책임지면서도 연로한 부모 세대를 보살피고 있는 세대입니다. 은퇴를 하고도 자녀 뒷바라지와 가계 부채 부담 때문에 다시 일자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의 일자리는 비정규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열악한 처지에 놓인 ‘베이비부머 세대’들에 정당한 페이라고 보기 어려운 질 낮은 일자리를 전전하도록 방치한다면 이들의 노후빈곤은 불 보듯 뻔해 보입니다. 동물농장의 나폴레옹으로 우화되었던 돼지는 동물농장에서 함께 살아가야 할 대상으로 동물들을 보지 못하고, 자신들의 이익과 배만 불리도록 조직 지배구조를 만들었고 노동 관행을 만들어나갔습니다. 우리 사회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주체임을 확인하고, 인식 변화의 촛불을 켜야 하지 않을까요?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