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임금님, 벌거벗은 우리

by 부산광역시사회공헌정보센터 posted May 1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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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줄거리>

옛날에 욕심 많은 임금이 있었다. 하루는 거짓말쟁이 재봉사와 그의 친구가 임금을 찾아와 세상에서 가장 멋진 옷을 만들어 주겠다고 제안하며, 입을 자격이 없고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특별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임금은 기뻐하며 작업실을 내주고, 신하들에게 두 사람이 작업하는 것을 살피라고 명한다. 아무리 보아도 신하들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어리석음이 탄로 날까 두려웠던 신하들은 모두 멋진 옷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시간이 지나고 재봉사는 임금에게 옷이 완성되었다며 입어볼 것을 권하였고, 옷이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임금 역시 어리석음을 숨기기 위해 옷이 보이는 척한다. 결국 임금은 입을 자격이 없고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다는 새 옷을 입고 거리행진을 하고, 그 모습을 본 한 아이가 "임금님이 벌거벗었다!"라고 소리치자, 그제서야 모두 속은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하지만 임금은 체통을 생각하여 이를 무시하고 계속 행차를 이어나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억하는 이 동화의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대부분 이 장면을 떠 올릴 겁니다.

임금님이 벌거벗었다!

 

많은 사람들은 처음 벌거벗은 임금의 모습을 보고도, 옷이 예쁘다고 칭찬하기 바쁩니다. 비록 나에게는 옷이 보이지 않지만, 어리석지 않기 위해/부끄럽지 않기 위해 저마다 최고의 감탄사를 내기 바쁩니다. 이 동화의 작가였던 안데르센은 대비되는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순수한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임금님이 벌거벗었다!”라고 외칩니다. 그 이전까지는 사실을 직면할 용기가 없었던 어른들을 보여주면서 우리는 이 동화의 결말이 임금과 신하들이 창피를 당하며 끝이 난다고 기억합니다.

하지만 실제 이 동화의 결말은 그렇지 않습니다. 임금은 체통을 생각하여 이를 무시하고 태연하게 계속 행차를 이어나갑니다. 우리는 절대다수가 틀렸다고 말할 용기도 없지만,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도 놀라서 몇 마디의 비난만 할 뿐 바꿔보려 시도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이 다양한 역사 속에서 다양한 문제와 경험들을 갖고 있지만, 그 문제들은 대부분 해결로 이어지지 않고 끊임없이 되풀이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 문제인지 몰라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를 직면할 용기가 없어서입니다. 대부분은 문제가 무엇인지 알면서도 직면하지 않고, 나의 편의와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위해 바꾸려 하지 않기 때문에 그 문제는 결코 해결되지 않습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회문제들이 민낯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은 환경문제입니다. 초등학교를 다녔을 때 미세먼지를 걱정해서 동네 친구들과 숨바꼭질이나 축구를 하지 못했던 기억은 없지만, 세상은 빠르게 변해 이제는 마스크 없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구 평균온도가 계속해서 상승하고, 빙하는 녹아 해수면은 계속해서 상승합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사막화가 진행되며 살인적인 폭염, 빈곤과 굶주림, 기후 분쟁 등 우리는 무엇이 문제인지 알면서도, 제대로 직면하지 못하고 대처하지 못했습니다.

 

출처 : 시사IN 654호

 

코로나19로 드러난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청년 실업문제, 사회 내 빈부격차 심화와 불평등 문제, 언택트의 활성화로 공동체 붕괴와 소외를 경험하는 지역주민에 관련된 논의들, 특정 종교나 성소수자에 관한 혐오 발언과 차별 등 많은 문제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늘 우리 곁에 있었지만 위기 상황에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을 뿐입니다.

 

 

코로나19로 지구는 우리에게 사회문제를 직면하여 지속가능한 사회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줬습니다. 이제는 편의와 나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제는 행동하는 것 외에는 정말 방법이 없습니다. 우리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창피를 당하더라도 행진을 멈추고, 직면하여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용기와 책임의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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